익명
재회톡톡
5시간전
 51
좀만 더 늦게 만났었으면 달랐을까
헤어진지 2년이 넘었는데 이제와서 사무치게 후회중이야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나는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해서
많이 어둡고 사람을 경계하고 벽을 치는 사람이였어

그 사람 처음 만난 건 내가 너무 지친 날이였어
가만히 있는데 아무 이유 없이 자꾸 울컥하는 그런 날
그와중에 난 감정따위는 사치라고 생각해서
눈물을 꾹꾹 참고 하루를 버텼어
입맛도 없어서 빵으로 대충 때울려고 골라서
계산 하러 갔는데 지갑이 사라져서 당황하고 있었지
너무 피곤해서 머리가 안굴러가니까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게 있었는데
누가 나 대신 계산을 해주더라 이 차가운 세상에
그렇게 대신 계산해주는 사람이 어딨어
난 또 경계심 잔뜩 발동돼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도망쳤어

근데 웬걸 회사에 팀장님이 퇴사하시면서
새로 들어온 사람을 봤는데 그 사람인거야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그 사람도 많이 놀란 눈치였어
그치만 그런 사사로운거에 감정 쓰지 말자 라고
생각해서 모르는 척 했어
그 사람은 그럴 생각이 없는지 틈만 나면
나한테 말 걸려고 하더라

어느날 같이 출장 가게 됐는데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게 됐어
나도 모르게 그때 왜 빵 사준거냐고 물어봤어
대답이 자기도 너무 힘든 하루였는데
내가 극도로 지쳐 보여서 위로가 되고 싶었대..ㅎ
그렇게 모르는 사람을 배려할 수 있구나 싶으면서
그 사람이 신기하고 궁금해졌어
그 사람도 나랑 같은 마음이였던거 같아
그 뒤로 빠르게 가까워졌고
결국 만나게 됐어 3년정도 만났고
그 사람 만나는동안 나는 정말 많이 변했어

물론 초반에는 나의 부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 사람만의 맑음이
내 먹구름을 점점 치워주더라 서로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같이 만나다가 각자 월세도 아깝고
결혼까지 생각해서 동거를 하게 됐어
그 사람은 나를 딸처럼 챙겨줬고 나는 의지를 많이 했어

내가 부모님이 안계셔서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거든
그 사랑들과는 다른 느낌의 사랑을 무한대로 주는 사람이라
나도 기대에 부응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렇게 좋은 사람이랑 왜 헤어졌냐고?
내 세상이였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난 다시 어둡고 침침한 시절과 똑같이 되어버렸어
동거중이라 그런 모습을 숨길 수도 없었고
그 사람은 나의 우울함을 그대로 받아줘야 했어

나한테 안좋은 짓도 많이 했는데 그럴때마다
그 사람은 울면서 빌었어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그러곤 상처를 치료해주곤 했지
그 모습을 보면서 죄책감도 들고 나아지고 싶은데
내 뜻대로 되질 않았어 난 너무 어렸고 바보같았거든
그러다 이별을 결심하게 된건
그 사람 얼굴에서 그늘을 봤을때야

맞아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 그렇게 맑았던 사람이였는데
나를 만나고 나때문에 내가 쓰레기라서
그 사람도 더럽혀지는게 끔찍하게 싫어서
이별을 말하고 집을 나왔어
몇달간 많이 붙잡더라 많이 사랑한대 나를
그래서 안아주고 싶대 근데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해서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었어
구구절절 길지만 여기까지가 내 스토리야

그리고 2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 너무 아파
그 사람이 사무치게 그리워
2년 반이 짧은 시간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난 성장했고 정신 차리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어
내 정신이 온전해지니까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이제와서 이러는 것도 웃기지만 지금의 내가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우리의 결말이 달랐을까 싶어서
수소문해서 그 사람 소식을 알아냈어

난 그 사람이랑 만날때 이미 퇴사 했었고
그 사람은 아직 거기 있더라구
여전히 참 좋은 사람이래 근데 어쩌다 내 얘기가 나오면
꼭 피한다고 하는거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
그정도로 내가 싫은가 해서 근데 그냥 모르겠어
느낌이 내가 그 사람을 다시 붙잡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내 인생의 짝을 내 실수로 잃은 느낌이라
꼭 붙잡고 싶은데 어떡해야될까..
번호는 안바꾼거같은데 연락을 해봐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중이야
괜히 연락 했다가 그 사람한테 안좋은 기억을 꺼내는거일까
걱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알고있는 그 사람이라면
나와 같이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타로랑 신점도 많이 봤는데 말이 겹치는 것도 있고
완전 다를 때도 있어서 긍정이랑 부정이 나뉘더라구
너무 갑갑해서 길게 적었는데
혹시 나랑 비슷한 상황인 별이 있을까 해서..
나 답을 모르겠어 도와줘..ㅠ
0
 1
0
  1. 42분전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