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5번의 이별과 재회를 반복했습니다. 모든 재회는 제가 매달려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이별 후 6주가 지나자, 먼저 밥을 먹자고 연락이 온 것은 전 여자친구였습니다.
만남이 시작되고 1차 술자리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남 탓을 하기 시작했고, 저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하고 잘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 "매정하게 말하지 말라"는 카톡에 이어 2차 술자리를 제안하는 연락이 계속 왔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차까지 함께했습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그녀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는 길, 갑자기 그녀가 스킨십을 하고 저를 껴안았습니다. 순간 흔들렸지만, 이어진 그녀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5년 후 다른 여자 만나면서 내 소중함을 깨닫고 그때 나한테 고백해."
저는 이런 말장난에 지쳐 "그런 말 할 바엔 그냥 천천히 알아가자"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거절했습니다. 그 대신 "애인 없을 때 가끔 만나 밥 먹고 연락하자"는 이해할 수 없는 제안을 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관계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우리가 무슨 밥 먹고 연락할 사이냐, 여기서 깔끔하게 끝내자."
그러자 그녀는 울면서 저에게 키스하려 했습니다. 저는 그녀를 밀쳐내고 "잘 지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10분 뒤 그녀에게 카톡이 한 통 왔습니다.
"선 그어줘서 고마워. 오늘은 네가 더 어른이었네."
그 메시지를 읽고 답장하지 않은 채, 저는 이 길고 복잡했던 관계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참으로 웃기고 어이없지만, 덕분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 체념하면 좀 정리가 빠른거같아 사람바이 사람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