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재회톡톡
19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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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나 오늘 설거지 했어
제목 보고 당황했지..

https://jhstar.co.kr/sub/board-view.html?bo_table=tarot&wr_id=187936&keyword=&best_id=61853
이거 쓰니야

어제 이거 쓰고 댓글 보고 한참을 울다가 오늘 처음으로 현실을 마주했어. 몰라보게 수척해지고 생기를 잃은 거울 속의 나,모든 커리어가 다 사라진 현재,불 꺼진 집안,일도 그만둬서 점점 줄어드는 통장 잔고,배달음식 용기들과 그릇만 가득한 싱크대,부끄럽지만 씻을 힘도 없었어서 한동안 쓰지 않던 물기가 하나도 없는 화장실,화장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로 안쓴 화장대 위에 화장품들 ..

계속 외면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마주했어.
진짜 망가져있었더라 모든게.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로 아무도 모르게 죽겠다 싶더라. 처음으로 무서웠어.

나 오늘 울면서 쌓여있던 설거지 했어.
이런 뿌듯함을 얻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고작 설거지 하나했다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참 어이없지만 갓난아기 발걸음 떼듯 하나씩 다시 해보면 나도 언젠간 나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아직도,이거 쓰는 와중에도 보고싶고 날 정말 잊을까봐 불안해서 손이 떨리지만 이렇게 하나씩 해볼게.
댓글 달아준 모든 별이들 너무 고마워 하나씩 계속 다시 읽고 울었어.

다음 주엔 속눈썹펌 예약하려고 해.
할 때마다 그 사람이 예쁘다고 칭찬해줬었는데,
다 하고 나면 그때처럼 자랑하고 싶지만
그럴 사람이 이제 없다는 걸 이젠 인정해야 할 것 같아서
용기내봤어. 사실 그 순간이 너무 무섭긴 한데
살고싶어졌어 이제.
더 이상 그 깜깜한 방에 혼자 갇혀있고 싶지 않아.

혹시 계속 이렇게 뭐 하려고 하는걸 가끔 여기에 올려도 될까?
나 오늘 뭐했어 라고 말 할 곳이 있으면 실천을 할 것 같아서.. 아무튼 오늘 하루도 다들 고생했어.
좋은 밤 됐으면 좋겠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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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시간전
    잘했어! 매일 한가지씩만 하자. 대단한거야! 그렇게 다들 극복해. 성장하는 중이다 토닥토닥!
  2. 19시간전
     비밀댓글 입니다.
  3. 19시간전
     비밀댓글 입니다.
  4. 19시간전
    정말 많이 고생했어 별아 작은거 하나씩 하다보면 분명 일상 안으로 돌아와 있을거야 혹여나 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가 너무 힘들어서 못한게 있어도 너무 자책하지 말구 스스로 꼭 안아줘 너무 힘들어서 그랬구나 하면서
    그래도 해볼려고 했구나 고생했다 하면서

    글도 자주 올려줘! 응원하러 자주 올게! 꼭 나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