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차이 좀 있는 전남친이랑 5년 장기연애하다가 장거리 1년만인 작년 12월에 헤어지고 6개월만인 이번달에 만나자고 연락받았어.
남친 성격상 신중하고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선 번복이 없는 단호한 스타일이라서 이별 다음날 카톡한거 다 막히고, 심지어 해외근무라 전화도 못했어. 어차피 다 막혔겠지만ㅋㅋㅋㅋ
이별 직후엔 너무 힘들어서 재회주파수, 재회타로(유튜브), 재회상담유튜버 등등 나름 열심히 찾아서 듣다가(돈없어서 재회타로나 신점은 안봄) 재회별까지 흘러들어와서 한동안 글쓰다가 어느순간부턴 자연스럽게 재회별도 안들어오게 되더라.
그동안 헬스장 다니면서 운동하고,안(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취준공부하면서 내 삶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어.
사실 너무 힘들고 연락하고 싶을때가 많았는데 이악물고
6개월동안 노컨 지켰고, 3개월 이후부턴 할만하더라.
그러다 이번달 초에 갑자기 전남친이 자기 한국왔으니 밥먹자고 연락이 온거야. 사실 이때 처음 든 생각은 '그날이 마지막이겠구나.' 하는거였어. 사형일자 확정받은 사형수의 느낌이랄까. 예쁘게 보이려고 약속날 화장도 열심히 했는데 가는길에 폭풍눈물 쏟았다가 재회유튜버 앤디님 영상보고 다시 멘탈잡고 만났어.
막상 얼굴보니까 너무 반갑고 행복하고 좋았어.
서로 6개월동안 근황얘기하고 전남친도 날 엄청 반가워하는 눈치였구 분위기도 되게 좋았고.
계속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카페에서 내가 "근데 우리 헤어졌는데 나한테 왜 연락한거야?" 라고 물어보니까
우리는 헤어졌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처럼 가끔 연락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하더라고 대신 스킨십, 잠자리없이 만나되, 서로 다른사람 생길때까지만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너무 의외라 당황스러웠는데 난 얼굴이라도 보는게 어디냐싶어서 그러겠다고 했어.
그렇게 헤어지고 오늘 내가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서 같이 보자고 두번째 약속을 잡았어.
영화보고 저녁먹고 카페에서 수다떨다가 지난 6개월동안 어땠는지 얘기하면서 서로 솔직한 마음을 알게됐는데
전남친은 나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보고싶고 애틋한 마음이 있고 내가 아직 좋은데 다시 헤어질까봐 두렵대. 나랑 헤어지고 지난 6개월이 너무 힘들었고,
나에 대한 신뢰도 많이 없는 상태라 섣불리 만나는건 아닌것같다고 하더라.
나도 그동안 내 상황, 마인드변화, 느낀점을 자세히 말하면서 솔직히 우리 둘 다 원하는건 서로를 완전히 차단하는게 아니라 가끔 밥먹고 연락하고 지내는거 아니냐. 그럼 난 그냥 이렇게 지내도 좋다고 했어.
꼭 우리가 당장 다시 연인관계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시간을 두고 좀 더 생각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했고 전남친도 수긍했음.
결과적으로 완벽한 재회는 아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엏ㅎㅎ내가 앞으로 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다리면 상대도 다시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싶고. 결국 내가 시간을 들여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다시 신뢰를 얻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좀더 노력해보려고 해.
그리고 후기글을 안 쓸수도 있었지만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재회별이 너무 큰 위로가 됐었어서 지금 힘든시기를 지나고 있는 별이들한테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나름 열심히 썼어!
궁금한 점은 가급적 공개댓글로 남겨주면 답댓 달게~
혹시 재회주파수나 재회타로 유튜브 머 봤는지 추천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