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재회 후기
1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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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재회 후기 (장문)
얘기 해보자면 작년 이맘때 쯤에 날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고 차였었음. 사실 갑자기 통보받은 건 아니고 내가 좀 예민한 건 맞았음. 맨날 화풀이하고 짜증내고 뭔 조울증 환자처럼 난리치고 그랬음. 남친이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그거때매 급 바빠져서 자주 보지도 못했고...후에는 갑자기 2달동안 지방에 일하러 가게되서 연락으로밖에 관계 유지를 못하는 상황이었음 ㅜㅜ 근데 나도 개인적으로 좀 힘든 일이 있어서 괜히 더 화내고 찡찡대고... 근데 맨날 나만 화내고 남친은 한 번도 나한테 화낸 적 없었음. 애초에 좀 잔잔하고 돌같은? 사람이라... 표현도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스타일이고 애교라고는 없는 사람이었음 ㅋㅋㅋㅋ 약간 아무리 싸워도 돈까스 다 잘라주고 거의 매번 작은 꽃이라도 한 송이 사오고 생선 가시 하나하나 다 발라서 내 앞에 올려주는 그런 느낌.. 그래도 말로 하는 표현이 (내 기준) 좀 부족해서 내가 맨날 오빠는 그냥 날 안좋아하는거다 나에 대한 마음이 없는거다 노력할 생각이 없는거다 매일 화내니까 지쳤었나봄. 결국 1년전에 그만하자고 말함. 그 전까지 깨붙 한 두 번은 했었는데 이번에는 왠지 진짜 끝인 것 같은 예감이 들더라고 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좀 붙잡다가 그 이후로 체념하고 받아들임.


나 원래 헤어지면 며칠만에 바로 괜찮아지는 스타일인데 이상하게 몇 달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더라. 미쳐서 바보같지만 재회컨설팅도 받아보고..하하 그래도 헤어지고 나서 연락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음 ㅋㅋㅋㅋ 나도 한 자존심 하는지라.. 그리고 그냥 마음 속에 묻어둔 채로 살고 있었음. 그리고 난 다른 좋은 사람이 생김. 솔직히 정말 모든 방면에서 완벽했음 ㅋㅋㅋㅋ 전남친이랑은 완전 딴판이었음. 외모 부터 성격까지 정말 모든게 반대였음. 내가 전화하고 그런거 별로 안좋아해서 여태 사겼던 사람들이랑 주기적으로 전화하고 한 적이 없는데 이 사람은 전화하는거 좋아해서 매일 밤 전화도 하고 그리고 연락도 너무 잘되고 하루종일 대화가 끊길 새가 없었음. 그리고 거의 사귀기 직전까지 갔는데 내가 계속 외면하고 있었던 전남친이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 ㅜㅜ 솔직히 아직 다 못 잊은 것 같았음.


그리고 귀신같은 이 타이밍에 전남친한테 다시 연락이 옴. 1년동안 계속 생각해봤는데 다시 나랑 잘해보고 싶다고... 하 나 진짜 계속 고민하다가 (나도 상처 많이 받았어서) 결국 썸 다 갈아엎고 1년만에 다시 얼굴 보고 얘기함. 둘 다 하나도 안 변했음 ㅋㅋㅋ... 그리고 어찌저찌하다가 다시 사귀는 중인데 진짜 너무 잘해준다ㅜㅜㅜ 이제는 내가 먼저 말 안해도 표현도 잘해주고 보고싶다 사랑한다 이런 말도 잘해줌 ㅠ 원래 사람 안 변한다고 생각했는데 변할 사람은 다 변하는 것 같음. 근데 절대로 누가 '너 이렇게 이렇게 변해' 라고 말해서 변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음. 자기가 직접 생각하고 깨달아야 변하는 것 같다 ㅜㅜㅋㅋㅋㅋ 나도 이제는 많이 안정적으로 변해서 연락 조금 안되도 다 이해하고 혼자 할 거 잘 함. 서운함도 잘 안느끼는 것 같음 ㅋㅋㅋㅋ 내 생각에 이 사람이  1년동안 못보고 지냈어도 계속 날 좋아할 만큼 날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서 불안하지도 않은 것 같음.


결론은 나도 1년전에 이별갤 재회별 무슨 중독자처럼 들락날락 했고 글도 많이 써봤고 다른 사람들 글 보면서 많이 위로도 받았었는데 결국 돌아올 사람은 다 돌아오는 것 같다. 그게 한 달이 되던 1년이 되던 기간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헤어지고 나서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말라는거...? 그리고 너무 계속 연연해하지 말고 오히려 바쁘게 살고 친구들 많이 만나고,,, 재회할 수 있을거야 다들..! (그렇다고 누가봐도 쓰레기면 재활용은 안되는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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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일전
     비밀댓글 입니다.
  2. 12일전
    아직은 20대 초중반이라 결혼은 생각 없다 ㅠㅠ
  3. 1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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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2일전
    설레고 좋긴 한데 으음 솔직히 말해서 예전이랑 똑같이 좋아하는데 안정감이 더해져서 감정이 그때보다는 덜하다고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그때만큼 불타는건 아닌건지 구분은 안가네 ㅜㅜ 그래도 확실히 설레고 좋아
  5. 12일전
    행복하렴 쓰니야! 혹시 생일때도 따로 연락안했오?
  6. 1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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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11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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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10일전
    사주나 타로는 안봤어!! ㅠㅠ 그대신 컨설팅에 몇 백 태우고 그 뒤로 현타와서 안했어ㅓ
  9. 1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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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1일전
    남친은 내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이성100인 사람이라,, 지금 물어보니까 그때 날 안좋아했던게 아니라 자기때매 내가 너무 피폐해진게 보이는데 자기가 날 더이상 안좋아한다고 해야지만 내가 자기랑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았대 ㅋㅋㅋㅋ ㅠ 뭐 거짓말 하는 성격은 절대 아니라 믿어보려고..

    아직 인스타 맞팔이면 예쁜 셀카만 아주 가끔 올리고 궁금해지게 만드는게 좋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