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다음날에도 한 번 붙잡아보고,
3주쯤 뒤에 2시간 정도 연락하면서 얘기하고,
그 다음 주에도 잘 살다가 나중에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연락 보내고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말 듣고서 그 이후로 연락 안 하는 중인데

재회 상담도 한 번 받아보고, 재회 유튜브도 꾸준히 보면서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야 할까 계속 고민했어.

1. 발전해라
이건 헤어진 시점부터 이미 실천하고 있던 건데,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에게 우리의 가치는 비트코인마냥 떡락해 있는 상태야.
연인으로서 두고 있으면 본인이 힘드니까 놓은 거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발전할 수 있는 거름으로 삼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떨어진 자존감도 회복하고, 평소에 신경 쓰지 못했던 자기 관리 부분에서 발전해봐.

2. 유튜브, 특히 재회 주파수.. 이런 것에 의존하지 마라
2달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유튜브에서 재회 영상 찾아보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있었던 내 모습을 생각하니까 너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그 당시엔 절박한 마음에, 하나라도 빠짐없이 배우고 익혀서 마인드도 고치고, 나중에 연락할 때 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 생각이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어딘가에 의존하지 않고도 오롯이 설 수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3. 자존감이 전부다
적고 싶은 내용을 다 적진 않았지만 (재회 관련해서 계속 생각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정말 느낀 게 많아서), 위의 내용을 관통하는 건 결국
"자존감"
이 한 단어인 것 같아

나도 연애하면서 내가 힘든 상황에 놓이고, 점점 자신감도 잃어가고 내가 내가 아니게 되면서
점점 나의 결핍을 다른 사람에게서 채우려고 했던 것 같아.
특히 가장 가까운 연인에게서 내 결핍을 채우려고 했겠지?
그러다 보니 점점 상대에게 의지하는 것을 넘어서 의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리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어.
아무리 좋아하던 사람이라도 그렇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 이성으로서 매력이 떨어져 보일 거야.

"너무 좋아하는 사람과는 결코 잘 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잖아.
난 이 말이 맞으면서도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는 게,
조금 더 디테일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 것 같아.
"나 자신보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과는 결코 잘 될 수 없다"

나를 잃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본인의 루틴 속에서 본인을 지킬 수 있어야
비로소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연락을 하게 되면
만나게 되었을 때도 분명 나 자신이 단단해져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고,
만약 상대가 거절을 한다고 해도 그 때 내가 나중에 다시 연락할지, 마음을 접을지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는 거니까.

'나처럼 좋은 사람 놓치면 너가 후회할 걸?' 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전여친이랑 접점이 계속 있어서 자꾸 눈에 보이다 보니 신경이 아무래도 쓰일 수 밖에 없긴 한데,
그래도 더 이상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지? 나를 잊으면 어떡하지? 미련이 완전 없어지면 어떡하지? 후폭풍이 올까?
이런 생각들을 안 하게 되었어.
오히려 나를 잊고, 새로운 관계로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했어.
중요한 건 재회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재회 이후에 정말 잘 지내는 거니까.

여기저기 진단 받아보면서 가끔 업체 상담사가
"내담자님한테서 마음 다 떠나고 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
같은 느낌으로 자꾸 우리 마음 조급하게 하고,
결국 상담 받으라고 유도하는 거 보고서 내가 내 결정에 확신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테니스 코트에서 네트를 넘기려고 공을 치면 잘 안 넘어가.
저 멀리 아웃라인까지 닿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쳐야 넘어가는데
재회도 조금 더 멀리 보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더라.

다들 힘든 시기 잘 넘길 수 있게, 자기 삶 열심히 사는 멋진 사람 되어보자구
날 추운데 감기 조심하고 추운 날들 잘 넘겨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