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톡톡
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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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말할 데가 없어서 여기 남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헤어진 지 이제 반년 다 되어가고 곧 7개월이 되어갑니다.
최대한 짧게 사연을 말하자면 저랑 남자친구는 9살때부터 친구였고 어릴 때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면서 지냈습니다. 흔히 말하는 초딩커플이요 ㅎㅎ
그리고 저는 전학을 가서 그동안 다른 남자친구도 사귀면서 지냈지만 남자친구는 남중 남고 공대 군대에 직업군인을 희망하여 인생에 여자가 저뿐인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갈 좋아해본 것도 저 뿐이었고 주변에 여사친도 없어서 제가 첫사랑이자 첫 여친이었어요. 저도 물론 그 친구가 저에게 첫사랑이자 잊을 수 없을만큼 잘해주었고 잘 지냈습니다.
남자친구는 성격이 무뚝뚝하고 아주 진지하고 낯을 너무너무너무너무 가렸지만 최대한 노력을 하려고 하는게 보여서 고마운 감정이 컸습니다.

그렇게 학창시절동안 드문드문 연락만 하고 지내다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한번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제가 엄청 표현을 많이 하고 잡아서 그 친구도 점점 마음이 생겨났고, 작년에 그 애가 먼저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귀는 동안 서로 최선을 다 해서 만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완벽한 이상형이라 더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미래를 기약했고, 미래에 대한 계획, 약속을 구체적이고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유일하게 자주 부딪히는 문제는 남자친구의 군대 문제였는데요 그 친구는 학군단을 하고 있었고 직업군인을 희망해서 장기복무를 하길 원했습니다. 저는 막연히 군대를 기약 없이 남들 1,2년 기다릴 거 5~10년 기다리는 게 이해가 안됐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로 자주 싸웠고 결국 의무복무 3년에 전역 후 경찰을 하는 쪽으로 합의를 봤으나 올해 1주년을 몇 주 놔둔 채 그 친구가 군인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긴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하던 도중, 서로가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 맞는 거고 나는 3년 정도 기다려주겠다 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 마음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 했더니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도 맞다고, 항상 자기가 져주지 않으면 싸우는 것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혼자인 삶이 너무 좋고 연애를 하면서 밖에 나가는 것, 시간, 감정 등을 소모하는 것이 힘들다고 혼자인 삶이 더 맞는 것 같다며 전날까지 어떤 기미나 징조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을 갖자 했습니다.
평소 표현하는 것을 사귀는 내내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고, 늘 질문하고 노력했으나 성격상 그렇게 마음에 있는 속얘기를 전부 하는 게 힘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변화를 몰랐을 리가 없다 하는데 제가 눈치가  빠른 편이라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평소와 다름없이 잘 챙겨주었고 미래에 대한 약속, 계획까지 함께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헤어짐을 고려하는 사람 입장에서 할 수 없는 말과 행동도
많았지만 일일이 설명하기에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합니다.... (오래 고민해서 미래 계획을 세우거나,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직접 만든 선물을 주고 편지를 써주거나, 제가 불안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내가 너무 좋으니 자신을 버리지 마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헤어지는 날 그 친구도 자기의 선택에 혼란스러워하는 듯 해 보였지만 저는 남자친구의 성격 상 더 매달리면 자신의 선택이 확고해지겠다 싶어서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인스타는 아직도 맞팔되어 있구요 스토리는 서로 안봅니다. 카톡은 헤어진 이후로 그 친구는 한번도 바꾸지 않네요. 저는 다른 사람 만나려고 노력해봤지만 그럴수록 더 잊혀지지만 않습니다.
이후로는 연락 한번도 안했고 생일날에 연락할까 고민했지만 안했습니다. 헤어진 직후 얼굴에 철판깔고 그 친구의 주변인 몇명한테만 연락해서 혹시 헤어진 다른 이유가 있냐 물어봤는데 가까운 사람한테도 자기 얘기를 그닥 안하는 듯 해보였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걔 성격상 혼자 끙끙 앓을 것을 알기에 다시 연락할까 망설이면 살짝만 도움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습니다...

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냐 하고 묻는다면, 첫번째로 먼저 연락했다가 정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영영 멀어질까봐? 두렵고(전 늘 그래왔듯이 우리가 또 만날 수 있다고 생각 중이라서요...),
두번째로는 왠지 연락하면 받아줄 것 같은데 어릴 때도 그렇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렇고 또 표현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몇개월, 몇 년 뒤에 또 똑같은 문제로 이별을 맞이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제 생각은 지금까지 모든 순간에 제가 먼저 다가가고 손을 내밀었는데 이젠 그 친구가 먼저 깨닫고 행동하는 게 맞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 잡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한다는 게 힘들고 지치는데요, 주변에서 이제 그만 잊어라,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을 하면 할수록 본인이 그런 상황이 되면 마음처럼 쉽지 않을 텐데 좀 서운하더라구요. 전 막 연애를 하고 싶고, 남자친구가 필요해서 외로운 게 아니라 그냥 그 친구가 여전히 좋고 그립습니다. 또 다른 친구들은 그냥 당연하게도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하기에 이 역시 잠깐 그래? 하고 오히려 희망고문이 되는 것 같아 마찬가지로 힘드네요.

저도 뭐 늘 그랬듯이 또 그 사람만큼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마음이 흔들리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몇개월 동안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마음 속에 깊게 있으니 그냥 현재가 우울해서 글 올려봅니다.
추가로 연애타로 이런거 효과 있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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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상황들이 진짜 힘든거 같아요...
    상황이 나아질거 같지도 않고 다시 사겨도 똑같은 이유로 힘들거 알지만 마음만 남아서 둥둥 떠있는 상태.....
    저도 지금 그런 상태라 님 상황이 너무 공감 가네요
    저는 그래서 컨설팅까지 해볼까 고민했었는데 그렇다한들 상대쪽 상황이 달라질리는 없을거 같아서 포기했구요
    타로도 두번 봤는데 상대쪽 상황은 한결같다, 변함없다, 다시 사겨도 똑같다는 결과만 받아서 그냥 체념하고 지금은 손놓을까도 고민중이에요ㅎ
    요즘은 저도 일때문에 바쁘게 지내서그런가 처음보다는 나아졌는데 아직 생각나는건 여전하네요
  2.  비밀댓글 입니다.
  3. 타로 은근 위로 많이 받아요ㅜ 누구한테도 말 못할 고민을 타로한테 다풀었음
  4.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