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났고 이별한 지 일주일 조금 넘어가네요

처음 연애 시작할 때는 제가 참 밝은 사람이었어요
옷도 잘 차려입고 밝은 모습의 제가 참 예뻤다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사귀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그 친구가 생각했던 것만큼 제가 마냥 밝고 단단한 사람이 아니었던 거였죠

회사 내에서 상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다가 퇴사를 한 지 얼마 안 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잠깐 다시 일을 시작했던 새로운 곳에서는 또 트러블이 생겼고
제 속사정을 잘 모르는 그 친구는 나름 조언해주겠다는 마음이었겠지만 꺼낸 말이 제게는 너무 상처였구요

자존감이 떨어져가는 줄도 모른 채로 혼자 저는 계속 지쳐갔고
그런 저를 보면서 그 친구는 나름의 방식으로 도와주려고 했지만
저는 또 거기에 상처를 받고 점점 주변에서 나서서 걱정할 정도로 지쳐갔어요
그런 저를 보면서 도와주고 싶은데 잘 안 되니까 그 친구도 지쳐갔겠죠

결국 처음 하게 된 감정 싸움에서 서로 계속 말이 안 통했고
너를 좋아하지만 너무 지친다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어요

이런 과정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이별을 못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못해서 내내 술만 먹고 힘들어했는데
이제서야 이 친구가 했다는 노력이, 제가 하지 않았다는 노력이 뭔지 이해가 되네요
너무 다른 사람 둘이 만나서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서로 좋아만 했던 거였어요

솔직히 아직도 좋아해요 아직도 잘 해 보고 싶어요
이제 이해했다 다시 잘해보자 붙잡아 보고 싶어요
그치만 분명 다른 상황이 오더라도 저는 또 그 친구에게 상처를 받을 거예요
제 자존감을 다시 높이고 와도 그 친구의 방식까지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제 자존감이 올라가고 다시 만나게 되면 내가 다르게 반응해서 바꿀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과정은 분명 힘들 거예요

같이 행복했던 기억이 너무 예뻐서 정말 많이 아프지만
그냥 고마웠다고 이제야 너의 노력이 내 눈에 보인다고
좋아하는 사람인데 지치게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온전히 보내주고 싶은데
이렇게 얘기하고 나면 좀 더 잘 정리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유로 연락을 하는 게 괜찮을까요?
그 친구와 저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지 걱정이 되네요
아니면 제 자존감을 좀 더 높이고 나서 그 때 연락을 하는 게 맞을까요?